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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야기
[우리동네 역사산책] 수표교의 제자리는?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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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단공원에는 화강암으로 만든 예쁜 수표교가 있다. 공원 동남쪽 작은 물길 위에 놓인 이 돌다리는 물길에 비해 균형이 맞지 않을 만큼 다소 큰 느낌인데 이유가 있다. 원래 다리 위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표교는 처음 청계천 광통교 근처에 있었다. 광통교는 1410년(태종 10년)에 놓았고 수표교는 그보다 31년 뒤인 1441년(세종 23년)에 놓았다, 그 중간인 1420년 소나 말의 매매 또는 대여가 이뤄지던 마전(馬廛) 근처에 다리 하나를 놓았는데 마전교라 했고 세종 때 다리 옆에 개천 수위를 살피기 위해 수표(水標)를 세운 뒤로는 수표교라 했다. 근처는 수표동이 되었다.

수표교

태종이 계모 신덕왕후 강씨를 미워하는 마음에서 정동의 정릉(貞陵) 석재를 뜯어다 광통교를 놓았다면 세종은 청계천 수위(水位)를 가늠하여 백성들의 안전을 도모하겠다며 수표교를 놓았다.

그렇게 놓인 수표교는 그 후 몇 차례 보수 개축을 거쳐 1958년 청계천을 복개하고 삼일고가도로를 놓을 때 오롯한 이 다리를 콘크리트 밑에 묻을 수 없었는지 신영동으로 옮겼다가 1965년 지금의 장충단 공원으로 옮겼다. 수표는 청량리 세종대왕기념관에 있다. 그 후 2005년 청계천을 복원하며 수표교를 제자리에 다시 옮기려 하였으나 복원된 청계천의 폭과 수표교의 길이가 맞지 않아 옮기지 못하였다.

실제 수표교 길이는 27m인데 좁게 복원된 청계천에 놓인 목제 수표교는 23.4m이다. 진짜 수표교의 길이가 현 목재 수표교보다 3.6m 더 길다. 짧으면 옮기기 어려울 수 있겠으나 다리 양쪽 공간이 넉넉하니 이 여백을 잘 활용하면 옮기는데 별 지장 없을 것 같다. 수표교에는 이런 야사도 전해진다. 조선의 19대 임금 숙종이 역대 임금의 영정을 봉안했던 영희전 행차 때 이 다리를 건너며 예쁜 처자 1명을 보고 ‘태워’라고 하여 데려왔는데 그가 장희빈이었단다. 지난 8월호에 광통교를 쓰며 교각이 □자 아닌 ◇자로 놓았음을 말하였는데 수표교 역시 ◇꼴이다. 조선의 안전문화의식을 다시 생각한다.

김성섭(수필가)

202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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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호
  • 등록일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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