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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공모전 수상작] 가가호호 내 편 중구
중구가 내 편이 된 순간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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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가 3월 5일 부터 25일까지 3주간에 걸쳐 ‘중구가 내 편이 된 순간’을 주제로 수기 공모전을 열고 수상작을 발표했다. 총 519편의 이야기가 접수된 이번 공모전에는 남산자락숲길, 축제, 돌봄, 교통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이 주민의 삶에 스며든 순간들이 담겼다. 가가호호 각자의 자리에서 경험한 ‘내 편 중구’. 그 따뜻한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대상

28년의 기다림,
중구가 응답하다

신당9구역에 살며 나는 오랫동안 멈춰있는 시간을 견뎌왔다. 도심 한복판이지만, 우리 동네는 낡은 집과 가파른 계단, 멈춰버린 재개발 속에서 조금씩 늙어가고 있었다. 남산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묶인 고도제한은 우리에게 풍경이 아니라 삶을 가로막는 장벽이었다.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마음으로 주민들과 함께 했다. 다산동 주민센터 앞 현장지원센터에서 서명을 받기 시작했고, 8일 동안 모인 4,500명의 이름에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절박함이 담겨있었다. 그 과정에서 중구청은 예상과 달랐다.

현장을 찾아와 손을 맞잡고,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을 바꾸기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은 행정이 아니라 같은 편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들려온 고도제한 완화 소식. 오랫동안 닫혀 있던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이 일을 겪으며 나는 알게 되었다. 진짜 행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아픈 곳으로 찾아와 손을 내미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 나는 중구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중구는 분명, 내 편이다.

안나래
안나래(중림동)

남산 그림




우수

초등돌봄센터와 함께하는
달빛하굣길

퇴근 시간이 늘 일정하지 않은 나에게 아이의 하교 시간은 늘 마음 한 켠의 걱정이었다. 맞벌이 부부로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은 절실했고, 초등돌봄센터는 그 선택지였다. 처음에는 그저 안전하게만 지켜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의 이야기는 예상과 달랐다. 돌봄에서 친구들과 놀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맛있는 저녁까지 먹었다며 쉴 새 없이 하루를 이야기했다.

하루의 끝, 돌봄 교실 앞에서 아이를 만나는 순간이 나에게는 가장 따뜻한 시간이 되었다. 불 켜진 교실과 아이의 웃음은 ‘잘 맡기고 있다’는 안도감을 주었다. 체계적인 관리와 세심한 배려 속에서 아이는 즐겁게 자라고, 나는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돌봄은 단순한 보호가 아니라 아이의 또 다른 생활이자 성장의 공간이었다. 이제 우리는 달빛 아래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그 길이 이렇게 편안해진 이유는, 중구가 우리 가족의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하유나
하유나(소공동)

중구초등돌봄센터
대상 중구민, 중구소재 초등학생(6~12세)
현황 18개소(학교안 9, 학교밖 9) 정원 990명

중구초등돌봄센터 QR




최우수

어르신교통비는
다시 살아갈 이유를 건네는 손길

어머니의 하루는 늘 집과 시장, 병원을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이었다. “이 나이에 어디를 더 가겠니”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외출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어르신 교통비 지원을 계기로 변화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번거롭다며 망설이셨지만, 막상 지원을 받고 나서는 조금씩 밖으로 나가기 시작하셨다. 버스를 타고 친구를 만나고, 오랜만에 외출을 즐기는 모습은 예전과는 분명 달랐다. 특히 함께 남산에 올랐던 날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아직도 이런 데를 올 수 있네”라는 어머니의 말에는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다시 세상과 연결된 기쁨이 담겨 있었다. 이 지원은 단순히 교통비를 아껴주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다시 움직이게 하고, 삶의 의지를 되찾게 하는 작은 시작이었다.

요즘 어머니는 스스로 외출을 계획하며 “바람 좀 쐬고 올게”라고 말한다. 그 한마디가 이렇게 반갑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중구의 정책은 우리 가족에게 ‘다시 살아가는 힘’을 건네주었고, 나는 그 덕분에 중구가 진심으로 내 편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이락원
이락원(황학동)




우수

상권발전소와 함께 걷는
백년가게의 동행

오랫동안 시장에서 장사를 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손님이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다시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을지 막막하던 때, ‘상권발전소’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나게 되었다.

아파트 단지로 직접 찾아가 물건을 소개하고 주민들을 만났던 ‘장보기 데이’는 내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가게가 있는 줄 몰랐다”라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었고, 그 인연이 단골로 이어졌다. 이후 투어패스와 축제 참여를 통해 가게와 시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다른 상인들과 만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경험은 장사를 넘어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주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혼자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역과 함께 가게를 키워가는 사람이다. 상권발전소는 필요할 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내 편이었고, 그 덕분에 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예지
이예지(광희동)




최우수

3대가 함께한
중구 이순신 축제

아이 둘을 키우는 아빠이자 교사인 나에게 중구의 축제는 늘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주는 시간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가을, 가족 3대가 함께 찾은 이순신 축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하루가 되었다. 을지로 일대가 차 없는 거리로 바뀐 그날, 아이들은 도로 위를 마음껏 뛰어다녔고 어르신도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평소에는 자동차로 가득하던 도심이 온전히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바뀐 모습에서 중구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인형극과 전통놀이에 푹 빠졌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역사를 배우고 즐기는 환경이 참 고맙게 느껴졌다.

함께 온 어르신도 음식과 쉼터 덕분에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웃음을 잃지 않으셨다. 무엇보다 잊지 못할 순간은 공연 무대 위에서 제자를 마주했을 때였다. 중구에서 자라난 아이가 다시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는 모습을 보며, 이 동네의 미래가 얼마나 단단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그날 이후, 우리 가족에게 중구는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다. 함께 웃고 기억을 쌓아가는 공간이자, 언제나 우리 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울타리로 남아 있다.

장민재
장민재(약수동)




최우수

정동야행
어젯밤 정동이 너무 예뻐서

중구에 살면서도 정동은 늘 가깝고도 먼 곳이었다. 그러던 내가 ‘정동야행’을 처음 찾았던 날, 그곳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퇴근 후 혼자 찾은 축제라 조금은 어색했지만, 준비된 작은 김밥 한 줄에 마음이 풀렸다. “수고했다”는 말 대신 건네진 따뜻한 배려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밤이 내려앉은 정동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익숙했던 길들이 조명 아래에서 새로운 풍경으로 펼쳐졌고, 덕수궁에서 들려오는 음악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했다. 스탬프 투어를 따라 걸으며 나는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동네의 이야기를 하나씩 발견해 나갔다. 그날의 경험은 내 일상도 바꾸어 놓았다. 이후로는 길을 걸으며 중구의 다양한 정책과 공간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고, 내가 이곳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에 작은 자부심도 생겼다.

정동의 밤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나를 ‘그저 사는 사람’에서 ‘이 동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바꿔준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 중구는 내게 가장 다정한 내 편이 되었다.

윤지희
윤지희(회현동)

정동 그림

202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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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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