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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야기
[우리동네 역사산책] 단종 유배 길을 찾아보자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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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봤어? 딸이 묻는데 뭔가 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았느냐는 물음이었는데 영화는 커녕 무슨 말인지 조차 몰랐다. 상황을 눈치 챈 센스장이 딸이 엄마랑 가라며 영화표 두 장을 끊어 보냈다. 관객이 4백만, 5백만 할 때에 아내와 함께 모처럼 영화관에 갔다. 늘 그렇듯 생각이 많고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탓인지? 너무나 뻔한 얘기라고 간과해서인지?

아님 고증을 제대로 했는지 따져본다고 그랬는지 훌쩍거리는 아내를 헤아리지 못했다. 사무실에 뭔 일이 있다는 톡이 떠 허둥지둥 영화를 보고 출근해야 했다. 그렇게 대충 보았는데 만나는 이마다 영화 봤냐며 남달리 역사 공부를 좋아하는 입장은 어떤 느낌이었냐고 묻는다. 살짝 흥분해 한마디 듣고 싶어하는 그들에게 차마 별로였다고는 할 수 없어 괜찮았다고 하려니 개운치가 않다.

포털을 보며 공부 좀 하고 나서 다시 영화관을 찾았다. 이번에는 혼자다. 천천히 여유 있게 다른 생각 없이 영화에만 몰입? 집중한 탓인지 촌장 엄흥도가 단종의 목줄을 당기는 장면이 하도 절절하여 연신 눈물을 훔쳐냈다. 사실 단종의 죽음은 사약설, 자살설, 공생(貢生) 복득(福得)에 의함 설 등 3가지 버전이 있고 시신은 어디에 버려졌는지 몰라 엄흥도가 동강이 서강이 합쳐지는 합수머리에서 새벽녘에 수습했다는 게 일반적인데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이라고 해도 엄흥도가 단종 목줄을 당기고 한낮의 시신 수습 장면은 너무 낯설었다.

영도교 표지석

트집이 아니고 애정을 갖고 말하자면 그렇다. 암튼 그렇게 두 번 본 영화는 어느새 1,600만을 넘겼다. 이제 영도교를 건넌 단종이 영월 가는 배를 타려고 우리 중구를 지나 살곶이 다리를 건너 광나루까지 갔을 단종의 유배 길도 찾아보고 영도교를 건너지 못한 비운의 단종 비 정순왕후가 82세까지 한 많은 삶을 살았던 얘기는 속편 영화로 기대해봐야 한다. 중구는 또 꿈을 가져야 한다. 매년 6월 단종과 정순왕후 또래인 10대 중후반의 청소년들과 단종 유배 길을 따라 가보는 이벤트도 기대해 본다.

김성섭(수필가)

202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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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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